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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30년 난청환자의 나이대 별 보청기 후기, 오픈형 귓속형 보청기 비교

by 코털빅푸 2023. 1. 19.

보청기는 청력을 보조해 주는 기구입니다. 제 경우에는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부터 난청이 발견되어 보청기를 착용하였습니다. 이후 약 30년간 보청기를 착용해 왔는데요, 보청기 착용에 대하여 망설이시는 분들을 위하여 나이대 별 보청기 착용 후기를 적어보고 더불어서 오픈형 보청기와 귓속형 보청기를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청기 착용 계기

어렸을 때부터 난청이 있었습니다. 잘 들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저는 제 귀가 나쁜지도 모르고 살았습니다만 어머니께서 저를 데리고 서울의 큰 병원, 그리고 한의원에 데리고 다니면서 치료를 받게 하셨기 때문에 제가 난청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저것 안 해본 적이 없던 와중에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98년도에 보청기를 처음 착용하였습니다. 스타키 보청기로 가격은 당시에도 500만 원 정도 했고 채널 수는 정확하지 않습니다만 4 채널 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0대의 보청기 착용

저처럼 사춘기 시절에 보청기를 착용하고 학교에 가야 한다는 것은 대단한 콤플렉스로 다가옵니다. 소리가 잘 들리는지 안 들리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친구들에게 보청기가 보이느냐 안 보이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나이가 70이 넘은 저희 외삼촌 께서도 보청기를 착용하면서 주변사람들에게 보일까 안보일까를 고민하시는데, 한참 예민할 나이의 사춘기 학생은 얼마나 그것이 콤플렉스가 될까요. 최대한 안 보이게 하고 싶어서 초소형 귓속형 보청기를 착용하였는데 쉬는 시간이 되어 움직이다 보면 귓속에서 살살 흘러나오는 보청기를 부여잡느라 대단히 힘들었습니다. 체육시간이 되면 보청기를 빼고 운동장에 나가야 하는데 남들 눈에 보일까 봐 화장실 대변칸에 들어가서 몰래 빼고 나오곤 했었습니다. 그렇게 조심했더라도 결국 누군가의 눈에 들어가게 되고, 그 누군가는 니 귀에 뭐 있다면서 보청기를 쑥 잡아 빼버렸습니다. 정말 창피해서 죽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사춘기 자녀가 난청으로 보청기를 해야 되는 상황이라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부모님이라면, 자녀의 귀가 나쁘다고 무조건 보청기를 해야 한다고 억지로 착용시키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아이들에게 보청기는 정말 큰 상처와 놀림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착용해야 하는 자녀가 스스로 보청기를 하겠다고 마음먹도록 유도해 주시고, 착용 후에도 정신적으로 상처받지 않도록 늘 보살펴 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이 나이대에는 잘 들리는 것보다 외관, 그리고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소리가 잘 들리고 좋은 보청기(보통 기능이 좋으면 크기도 커집니다)를 착용하기보다는 조금 놓치는 소리가 생기더라도 가급적 눈에 보이지 않는 보청기를 착용하도록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고막형 보청기(CIC)가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또한, 보청기 착용 후에 아이들이 머리를 잘 자르지 않으려고 할 수 도 있습니다. 제 경우는 두발규제가 있던 시대에 중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만, 지금은 가급적 머리카락으로 보청기를 가리고자 할 수 도 있습니다. 이 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깔끔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귀를 드러내도록 유도하시면, 소중한 자녀에게 평생 상처가 될 일이 생길 수 도 있습니다. 

 

늦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10대 때는 급격하게 신체가 성장하는 시기라, 귓구멍 크기도 빠르게 성장합니다. 보청기를 귀크기에 잘 맞춰놓으면 금방 크기가 작아져서 귓속에서 잘 흘러나옵니다. 그렇다고 해서 보청기를 귀 크기에 맞춰놓았는데 자녀의 귓구멍 크기가 커지면 보청기를 새로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귀속 모형 본을 뜨는 작업만 하면 외관만 바꿔서 보청기를 다시 맞출 수 있습니다. 적당한 시기마다 보청기를 귀에 잘 맞도록 교체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20대의 보청기 착용

이 시기에 저는 두 번째 보청기를 맞추게 되었습니다. 처음 사용했던 보청기를 13세이던 초등학교 6학년에 해서 20살에 교체했으니 한 7년 정도 사용하였습니다. 두 번째 보청기 역시 스타키 고막형 보청기를 착용하였으며 가격은 500만 원 정도 했습니다.  이때부터는 보청기에 기능이 들어가면서 전화통화 모드 등 주변환경에 적응하는 모드가 생기게 됩니다. 하지만 기술 완성도가 낮았던지라, 사실 기능이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음대로 적용되었기 때문에 사실 사람의 말소리에 집중하고 적응하기가 더 어려웠습니다. 무조건 신기능이 들어간다고 좋은 제품이 되는 것은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대가 되더라도 10대에서 크게 마음가짐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보청기보다는 역시 외모가 더 중요합니다. 다행히 제가 대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장발이 유행인지라 보청기를 눈에서 가릴 수 있었습니다. 20대 때도 역시 제가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주변에서 이목을 집중하기 때문에, 보청기는 부끄러울 수밖에 없는 시기입니다. 다만 10대 때처럼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되지는 않습니다. 또한, 귓구멍 크기가 이때부터는 자라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운동을 하는 등 격하게 움직이지 않는 한 귓속에서 보청기가 잘 빠져나오지 않습니다. 그나마 10대 때보다는 보청기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어들게 되는 시기입니다. 

 

30대, 40대의 보청기 착용 

이 시기부터는 다른 사람들이 제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보청기를 새로 맞추게 되었는데요 이번에는 와이덱스에서 나오는 오픈형 보청기를 선택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가격은 500만 원 정도 했습니다.  뒤에 자세히 말씀드리겠지만, 오픈형 보청기는 정말 귓속형 보청기 보다 착용감과 이질감 측면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합니다. 귓속형 대비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기에 편리한 점도 많이 있습니다. 우선 이정도 나이가 되니깐  보청기가 남들눈에 보이고 안 보이고 보다도 들리는게 제게 정말 중요해졌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소리를 잘 못 들으면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가 돼버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따라서 이전에는 쳐다보기도 싫었던 보청기를 제 스스로 먼저 찾고 착용하게 됩니다. 집에서는 보청기를 잘 착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직장에서 보다 필요성이 덜 느껴지기 때문에고, 집에서 착용하고 있으면 아무리 보청기 착용감이 편하다고 하더라도, 착용하지 않고 있는 것보다는 불편합니다. 또한, 난청환자들은 알고 계실 것 같은데, 특별히 이명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오히려 소리가 잘 안 들리는 것이 조용해서 편할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잡설이 많아졌습니다만, 보청기는 자기가 정말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면 착용하게 됩니다. 공부할 때는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에 착용하지 않았지만, 직장생활을 하니 없으면 생활이 안 되는 수준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만큼 보청기를 끼고 안 끼고의 청력 차이는 정말 많이 납니다. 혹시라도 직장 생활을 하시는 분들 중에 보청기 착용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반드시 착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직장 생활하는 정도 되면, 남들도 보청기 착용하는지 안 하는지에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저 또한 오픈형 보청기를 착용하는데도, 이게 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 한 번도 없었습니다. 10대 20대 때야 궁금증과 호기심이 더 크게 작용해서 귓속에서 보청기도 빼보고 자기도 끼워보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30대, 40대가 되면 그게 타인에게 상처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무관심으로 대응해 줍니다. 혹시 외모 때문에 고민하고 계신 분들 있으시다면 고민하지 말고 보청기 착용하시고, 일의 효율도 높이시고 인간관계도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오픈형 귓속형 보청기 비교

제가 오픈형 보청기를 선택한 이유는 성능 때문입니다. 제가 나이가 들면서 귀가 특별히 더 나빠져서 고성능 보청기가 필요해 오픈형 보청기를 선택한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말씀드리는 보청기의 성능은 청력 외의 것들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우선, 오픈형 보청기는 귓속형 보청기와 비교했을 때 착용감이 탁월합니다. 귓속에 보청기를 넣을 때에는 귀가 막힌 느낌과 더불어 내 목소리가 어색하게 들립니다. 귓구멍 속에 손으로 막고 말을 해 보시면 간접적으로 체험이 될 텐데요 내가 말을 할 때마다 귓속의 뼈가 울리면서 웅웅 거리는 느낌이 납니다. 이 이질감 때문에 보청기에 적응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인데, 오픈형 보청기는 그런 것이 거의 없습니다. 답답한 것이 있다면 귀에 들어가는 팁 부분을 교체해 주면 어느 정도 해소가 가능합니다. 

 

 

두 번째로 보청기의 기능이 다양해집니다. 이 부분은 제가 보청기를 10년 만에 교체해서 생긴 차이 일 수 도 있으니 감안해서 읽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최신의 귓속형 보청기도 이 기능들을 갖추고 있을 수 도 있습니다. 사람이 말소리를 들을 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소리가 어느 방향에서 오는 것인지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은 맨 귀로 들을 때는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사람이 내 뒤에서 말하는지 앞에서 말하는지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청기를 착용하면 그게 구분이 안됩니다. 귓속형이나 오픈형이나 마찬가지로 구분이 안됩니다. 하지만 오픈형 보청기의 경우 핸드폰을 통해서 말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지정해 주는 것이 가능합니다. 스마트 폰 통해서 앞쪽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잘 들리도록 설정하거나, 왼쪽에서 들리는 소리가 잘 들리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내가 회의를 하는 중에는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다 잘 들어야 하기 때문에 모든 방향으로 설정해 두면 되고, 강의를 들을 때는 앞쪽에서 들려오는 소리에만 집중하면 되기 때문에 앞쪽 방향으로 설정해 둘 수 있습니다. 소리가 다 들리면 골라서 들으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보청기를 착용하면 그 당연한 것이 안됩니다. 강의를 들을 때 옆사람이 잡담하는 소리와 강의 소리가 똑같은 중요도로 귓속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강의 소리에 집중할 수가 없게 됩니다. 이럴 때 이 기능을 사용하게 되면 편안하게 강의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외에도, 배터리 교체형이 아니라 충전형 보청기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보청기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입니다. 보청기가 작은 만큼 배터리 크기도 굉장히 작습니다. 보청기를 착용하는 어르신 분들께서는 눈이 어두우시면 더욱 힘든 일이 될 수 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오픈형 또는 귀걸이 형을 선택하시면 충전기에 전기면도기 또는 핸드폰 꼽아두듯 하여 충전이 가능하니, 오픈형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보청기를 구매할 때만 해도 오픈형 보청기가 귓속에 들어가는 초소형 보청기보다 크기가 크기 때문에 기능이 더 들어갈 수 있다고 들었는데, 지금 나오는 보청기들은 귓속형 보청기들도 이런 기능이 있을 수 있으니 구매 전에 판매하는 분께 확인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세 번째로는 오픈형도 눈에 잘 안 띌 정도로 크기가 작습니다. 크기비교를 위하여 아래 제 오픈형 보청기를 클립과 크기를 비교한 사진을 올려둡니다. 

와이덱스 오픈형 보청기의 크기, 크기를 클립과 비교하였을 때 눈에 보이는 본체 부분은 클립의 절반 정도 크기이다.
와이덱스-오픈형-보청기

 

제 경우에는 안경을 쓰고 다니고 있고 코로나로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있기 때문에 귀 뒤에 뭔가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머리카락으로 어느 정도 보청기가 가려지기 때문에 사실 오픈형 보청기를 끼고 다니지만 남들 눈에 들어올 일은 별로 없습니다. 귀에 안경이 걸려있는 것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오픈형 보청기가 귓속형 보청기 대비 가지는 단점은 눈에 드러나기 쉽다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따라서 눈에 보이는 것에 그렇게 민감하지 않으신 분이라면 귓속형 보청기만 고집하시기보다는 오픈형 보청기를 한번 고려해 보시는 것도 좋은 선택일 듯합니다. 

 

여기까지 나이대별 보청기 후기와 더불어 귓속형 보청기와 오픈형 보청기를 비교해서 적어보았습니다. 보청기를 착용하셔야 하는 분들이라면 청력 저하와 보청기의 비싼 가격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계실 텐데요, 청력이 손상되면 귀만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뇌 능력도 저하됩니다. 또한 일상생활에 있어서 외톨이가 되기도 쉽습니다. 가격이 500만 원 수준으로 비싸기는 합니다만, 10년 정도 매일 착용한다고 생각하시면 하루에 약 1400원(500만 원/1년 365일/10년) 정도 사용하시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가격 때문에 너무 고민하지 마시고 착용하시어 일상에서 소중한 소리들을 꼭 놓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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